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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사전

아내의 침묵의 신호, 해독만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님의 작년 말에 쓴 재미난 글을 다시 읽으며 글을 씁니다.
가키아 미유의 '70세 사망법안, 가결'에 대해서 작년에 글을 쓴 기억이 납니다.
김소장은 이 책에서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보내는 신호를 가족들이 전혀 모르는 상황이 빚어내는 결과들을 얘기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이 진짜 주제이고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부제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부 싸움의 말다툼의 최후 승자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아내가 대부분 이기는데 그 이유가 남편이 아내가 주는 침묵의 신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서 침묵의 신호에 대한 것을 생각해 봅니다.

첫 이야기는,
『아내를 암으로 일찍 여읜 남편의 선배 후지타의 이야기입니다.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유품을 정리하는 중 후지타는 자신에 대한 원망이 빼곡히 담긴 대학노트 30권을 발견합니다. 부부 금슬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자신만의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여기에 대한 남자들의 생각은 일반적으로 이렇습니다. 여자들은 뭔가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면 되지 이야기를 않고 솔직하지 않게 산다는 것이죠. 이 말에 대한 후지타의 답입니다.

“했을 거야. 내 아내만 해도, 지금 생각하면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 그것도 아주 명확하게. 그런데 내가 모르는 척했던 거라고. 귀찮아서.”』
두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 도요코는 자신의 서랍 안에 통장, 현금카드, 도장과 함께 기모노 안에 50만 엔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퇴직하면서 그 돈은 자신이 관리하겠다고 가져가버리니 기모노 안의 50만 엔만 남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이제 돈 관리는 내가 할 테니 돈이 필요할 때 말하면 얼마든지 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돈 관리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좀 럭셔리하게 살라고 선심 쓰듯 덧붙입니다. 이에 대한 도요코의 속마음입니다.

‘새장에 갇혀 폐쇄 공포증에 떠는 새가 된 기분이었다. 그 자리에 남편이 없었다면 꽥꽥 소리를 지르면서 데굴데굴 구르고 싶을 정도였다. 숨을 가다듬으면서 심호흡을 하지 않으면 공황상태에 빠질 것 같았다.’
그래도 도요코는 밖으로는 한 마디 말을 않습니다.』

이 글을 읽는 남편분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아내가 갑자기 청소를 하거나 그릇을 힘주어 닦는데 남편은 TV만 쳐다보며 히죽 거립니다.

김소장의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남자들은 원시시대부터 말로 의사소통을 해 왔습니다.
공룡을 잡을 때는 여러 명과 말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사냥을 해 왔을 것입니다.
반면 아내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말보다는 교감으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아이에게 배고프면 말을 하라고 할 수 없었기에 교감이 발달되었는데 아이가 커서도 엄마는 아이의 표정을 살핍니다.
즉 남편과 아내의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0년 전 한 강사의 말에 공감을 크게 한 적이 있습니다.
남자는 하루에 7000 단어를 사용하지만 여자는 20000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전화로 1시간 정도 이야기하고 끊을 때에 "자세한 것은 내일 만나서 하자."라는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어? 여자가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으실 것입니다.
보기에는 그렇지만 저 행동은 속에 있는 것을 어디엔가 내 보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
집에서 남편이나 자식들과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만의 신호를 줘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남편분들은 집에서 과연 얼마나 아내분들과 대화를 하십니까?
하루 30분 이상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십니까?

혹 아내가 낯에 이웃과 싸움을 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하는 아내는 아직 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입니다.
열심히 상황을 설명하고 분하다는 상황에서 남편은 아내를 가르칩니다.
훈계를 하고 경영학적인 예를 드는데 절대 안 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무조건 싸움을 한 이웃집 여자를 공동의 적으로 놓고 씹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남편분들은 이 상황에서 아내를 가르칩니다.
"참아라, 그것이 이기는 거다"
한마디로 아내의 속을 더 뒤집어 놓는 일이 벌어지고 막판에는 이웃집 여자가 적이 아니라 남편이 적이 돼버립니다.

아내의 신호, 행동과 표정에서 신호를 읽으려고 노력하십시오.
그런 가정은 행복과 웃음이 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