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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과 스마트팩토리

코닥은 사라졌지만 후지는 필름이 아닌 제약으로 다가왔다

10년 전에 경영학을 공부할 때에 많이 듣던 후지필름과 코닥필름 이야기입니다. 특히 후지필름이 지금껏 살라남은 것이 독일이 Industry 4.0을 시작하게 된 것과 너무 유사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어 내용을 옮깁니다.

지금 기업 중에서 스마트팩토리(스마트공장)를 코닥 필름처럼 하고 있는 기업이 대다수입니다. 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머지않아 큰 장벽에 막혀 허덕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후지필름처럼 한다면 지속성장경영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작년 10월에 쓴 극진 스마트팩토리의 사상과 접근법과도 유사합니다.

후지필름에서 화장품과 애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아비간'이 나온다는 것은 아는 분들은 다 압니다. 그러나 후지필름이 의약품에서만 연 매출이 1조 엔에 달한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후지필름 고모리 시케타카 CEO 겸 회장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패하면 죽는다'라는 각오로 나설 뿐"

20년 전 경영 위기가 찾아오자 후지필름은 기존 사업에만 주력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새로운 비전을 그릴 것이 없이 살아남는 것이 비전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생존전략 세 가지는,
첫째: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올라타기
화상을 찍는 소자, 디지털카메라용 렌즈, 디지털 화상 소프트웨어 등 자체 개발
둘째: 필름 사업 수명 연장
기존 사진 필름의 품질을 극대화해 기존 시장 점유율을 높임(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시간 벌기)
셋째: 신사업 개발
디지털카메라도 필름도 아닌 새 사업 진출, 사내에 축적된 기술과 핵심 역량으로 다른 사업으로 확대

1981년 당시 고모리 시케타가 회장은 현장에 있었습니다.

“1981년 후지필름이 디지털 X선 영상진단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1983년 상품화했는데, 이 시스템은 지금도 세계 표준이다. 당시 산업재료부의 인쇄 영업 과장이었던 나는 인쇄 업계의 제판 공정이 디지털화하는 것에 충격받았다. 전에는 풀 컬러 잡지의 경우 표지부터 글자·사진·그림 등을 전부 복잡한 수작업을 거쳐 만들었기 때문에 수십 장의 필름이 필요했다. 하지만 디지털화 이후로는 컴퓨터로 편집한 뒤 한 장의 필름으로 찍어내면 그만이다. 그때부터 ‘훗날 필름이 쓰이지 않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후지필름만 위기의식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던 코닥필름도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있었지만 반대 세력을 설득하지 못하고 기존 사업에만 주력하다가 2000년 초에 문을 닫은 것 아닙니까?

후지필름의 새 전략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기 신규 사업은 성과가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있었고 필름사업에 비하면 미비하게 보여 축소와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000년에 필름 사진 시장이 붕괴되고 2001년 40년의 숙적인 코닥필름의 매출을 따라잡았습니다. 그런 기쁨의 순간도 잠시 필름 시장은 매년 20~30%씩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2010년에는 10분의 1로 줄어들어 2005년 이후에는 적자사업으로 바뀌었습니다.

2004년 2월 이런 위기를 감지하고 2009년 창립 75주년을 목표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게 됩니다.

비전 75

비전 선포식에서 회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현재 우리 상황은 도요타에서 자동차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우리는 사진필름 수요가 급감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 사태에 정면으로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없이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하였으나 2006년 1월 1/3의 인원을 감원했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후지필름도 코닥필름과 같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닥필름은 2012년에 파산을 했습니다.

(출처: ECONOMY Chosun, 후지필름)

이 시기에 4분 면의 기술 투자에 대한 전략을 수립한 것입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핵심역량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부족한 것을 메워 줄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인수합병할 수 있을까?

그들이 갈 방향이 결정된 것입니다.

의약품, 화장품 그리고 고기능 재료 분야

'할 수 있다, 없다.'가 문제가 아니었고 '가능한가, 아닌가?'가 기준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스마트팩토리를 하면서 중요한 과제 선정과 추진은 사내에서 하십시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왜? 스마트팩토리도 5년 후 경쟁사 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사느냐, 죽느냐?'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는 것을 적이 알게 하는 것은 미래를 나누는 것이고 모든 결정도 컨설턴트의 가이드를 받는다면 그 컨설턴트가 CEO가 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입니다.

후지필름은 방향은 다르지만 외부의 컨설팅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경영자의 최종 판단을 외부인의 조언에 의지한다면 경영자를 그만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2006년부터 2019년까지 8번의 의약품과 재생의료 그리고 바이오 M&A는 과거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2007년 화장품에 이은 2008년 제약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화장품은 필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지고 있던 자신들의 기술이 주요한 역할을 했지만 제약은 기업 인수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업이 성공하게 된 두 가지를 뽑으라고 하면,
첫째는 M&A 성공이고
둘째는 R&D에 지속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R&D의 투자는 매출의 3~4%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투자에 삭감이나 구조변경을 쉽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변에는 투자를 줄이거나 새로운 포트폴리오만 바라보고 조직을 자주 변경하는 기업이 있는데 지속적이지 못한 R&D에 대한 결과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전 75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찾아온 위기들 속에서 경영의 MAGIC을 보여 준 것 같습니다. 2008년 외환위기에서 주력산업 매출이 19%에 멈추었습니다. 2010년 엔화 가치가 1달러 당 110~120엔이었는데 80엔으로 올라가는 것은 글로벌 경쟁기업에 치명 타였습니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의 자연재해 등이 위기로 찾아왔습니다. 2012년에 코닥필름은 마침내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코닥은 사진에만 너무 꽂혀 있었고 어려움 속에 디지털화도 자신들의 기존 사업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후지필름의 경영 MAGIC이 보였고 그 결과 기존 사업으로는 아무리 커봐야 그 수준이 적다는 결론으로 신사업만이 살길이라는 결정이었습니다.


후지필름에서 배워야 할 것이 스마트팩토리를 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1) 비전을 새롭게 하라.
2) 자신의 핵심 역량을 바로 알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신사업까지 5년 후, 10년 후 경쟁력 강화에 포함하라.
3) 자신만의 기술로 신사업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적극적인 M&A를 하라.
4) 실행을 할 때는 시험해 보듯 하지 말고 고지전의 탈환을 생각하듯 하라.
5)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실행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다. 조직 구석구석에 전파시켜 위기감을 공유하고 사원 각자가 자각하게 해야 한다.

이 다섯 가지는 저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전략과 너무 흡사합니다.

출처: 스마트팩토리연구소 블로그